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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생활하기

특수대학원은 왜 사람이 중요할까?

특수대학원에서는 교수님한테 수업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비견되거나 그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게 원우들간의 네트워킹이다.

특수대학원의 수업 수준은 비전공자들도 상당수 다니므로 수업의 난이도가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대학원처럼 높아질 수도 없고, 수업 시수도 작고, 레포트도 작다.

사실 졸업할때까지 24-30학점 이라는거 감안하면 학부 전공 학점 절반이나 겨우 될까말까한 수준인데다 학생들 나이까지 많다 보니 학부 수준의 이론에, 실무에서 나오는 새로운 트랜드들을 접목하는 것 정도로 수업은 진행된다.

물론 학부보다 발전된 고급 주제들을 다루긴 하지만, 학문적인 부분보다는 실무에서 보는 화두들을 다룬다고 해야할까, 그렇다. 특히 계량같은 연구역량의 핵심 부분은 더더욱 그렇다. 계량, 통계분석 이런 복잡한 것들은 직장인들이 정말 싫어하는 주제들이라 과목이 개설되더라도 수강 신청을 안해서 버려지는게 특수대학원의 한계다. 일반대학원은 논문써서 졸업할려면 어차피 계량이 필수라서 억지로 공부해야하는데 특수대학원에선 거기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없으니까.

그렇게 보면 수업만 한다면 특수대학원은 그냥 학부 6학년이나 다를바가 없는 것. 논문도 안써보고 학점 졸업한다면 더더욱 그럴꺼다.

하지만, 학업 외적으로도 특수대학원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일단, 같은 업계에서 연관되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게된다.

부동산 PF를 예로 들면,
금융하던 사람들은 LTV가 몇 %고, Exit 분양율은 몇 %고, 대출금리가 몇 %인지만 관심사항이다. 어차피 분양이 잘되던가, 보증선 기업 신용도가 높던가 해서 빌려준 돈만 안떼이면 그 뒤에 고분양가로 상가가 텅텅 비든, 아니면 대출부분만 겨우 상환하고 미분양나서 죽는 소리 나오든... 관심은 없다. 우리는 회수 끝났으니까. 그런 식이다보니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다리 하나만 만져보고 이게 코끼리인줄 안다.
시공하는 사람들은 이 사업에 공사비가 얼마들고, 어떤 자재가 어떤 공법으로 들어갔는지는 안다. 경험을 통해 어떤 지역 어디가 잘되더라는 알지 몰라도 공사비만 받으면 시공사는 끝이므로,
시행사처럼 땅을 입찰받아서 어떤 방식으로 계획해서 부동산 수익을 극대화해낼지까진 관심이 없다.(물론 건설사도 간혹 자체 시행을 하긴 한다)
이런 식으로 금융, 시공, 시행, 법률, 감평, 재무, 심지어는 언론쪽 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부동산이라는걸 자기가 만져본 코끼리의 시선으로 아는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간에 부족한 지식을 술자리에서 교환하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A프로젝트 우리 하고있는데 이런 업계 사람들 관심있나 이야기가 나오고, 바로 컨택 포인트를 찾아서 알려주거나 서로간에 업무 컨택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서로가 얻어간다. 이게 네트워킹의 위력이다.

네트워킹이라고 그 자리에서 물건을 팔거나, 영업을 하는건 아니다. 공부가 아니라 영업의 장으로 변질된 곳도 있을순 있겠지만, 동기들간에 공유하는 지식의 장을, 모 학교처럼 3교시라고 말하는 것도 맞는말이지 않을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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